
인도까지 걸어간 스님
629년, 한 젊은 스님이 황제의 금령을 어기고 몰래 장안을 떠났어요. 여러 해 뒤 경전 657부를 가지고 돌아왔고, 이를 보관할 탑이 세워졌어요.
629년, 20대 후반의 한 스님이 허락 없이 당나라의 수도 장안을 떠났어요. 국경 밖으로 나가는 건 금지되어 있었고, 통행증 신청도 거절당한 뒤였어요. 그의 이름은 현장이에요. 평생 불교 경전을 공부했지만 한문 번역이 빠진 데가 많고 서로 어긋난다고 느꼈고, 그래서 인도에 가서 원전을 직접 읽기로 마음먹었어요.
사막과 설산을 넘어
그는 오늘날 실크로드라 부르는 길을 따라 서쪽으로 향했어요. 하서회랑을 지나, 밤에 국경의 봉수대를 몰래 빠져나가고, 혼자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 왕국들에 닿았어요. 제자 혜립이 쓴 전기에 따르면, 투르판의 고창 왕은 그를 너무 아껴서 궁에 붙잡아 두려 했대요. 그래도 현장은 길을 계속 갔어요. 쿠차를 지나 눈 덮인 톈산의 고개를 넘고, 타슈켄트와 사마르칸트, 박트리아를 거쳐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 아대륙에 들어섰어요.
인도에서는 당시 아시아 최고의 학문 중심지 중 하나였던 날란다 사원에서 여러 해를 보내며 주지 계현(실라바드라) 아래에서 공부했어요. 곳곳을 여행하며 붓다의 생애와 관련된 곳들을 찾았고, 경전 사본을 모았고, 하르샤 왕의 궁정에서 열린 큰 토론에도 참여했어요. 그리고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가장자리를 도는 남로로 귀국길에 올랐어요. 645년 장안에 도착했을 때, 떠난 지 약 17년이 지나 있었어요.
몰래 떠난 사람의 귀환
몰래 떠났던 사람을 이번엔 군중이 맞이했어요. 당 태종은 그를 접견해 벼슬을 권했지만 현장은 사양했고, 태종은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겨 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646년, 승려 변기의 도움을 받아 『대당서역기』가 완성됐어요. 백여 개 나라와 지역의 기후, 작물, 언어, 풍습, 통치자, 사원을 기록한 책이에요. 역사학자들은 지금도 이 책에 기대고 있고,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고고학자들은 책에 적힌 방향을 따라 고대 유적을 찾아내기도 했어요.
그는 경전 657부를 520개 상자에 담아 왔고, 불상과 사리도 함께 가져왔어요. 남은 생애 동안 조수들과 함께 이 경전들을 번역했어요. 66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75부 1,335권을 옮겼는데, 가져온 것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경전들이 그 안에 있어요.

경전을 위한 탑
이렇게 많은 경전에는 안전한 보관처가 필요했어요. 648년, 황태자 이치(훗날의 고종)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대자은사를 세웠고, 현장은 그곳으로 옮겨 번역을 이끌었어요. 652년, 그는 경전과 불상을 지킬 탑을 세우자고 청했어요. 첫 탑은 5층으로, 흙으로 속을 채우고 겉을 벽돌로 싼 구조였으며, 여행길에서 본 인도의 스투파를 본떴어요.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어요. 수십 년 만에 무너져 가자, 8세기 초 측천무후 때 중국식 누각 양식으로 더 높게 다시 지었어요. 그때 몇 층이었는지는 기록마다 달라요. 지금은 7층, 높이 약 64미터이고, 명나라 때 덧댄 두꺼운 벽돌 외벽에 싸여 있어요.
탑 아래쪽에는 당나라 비석이 있는데, 태종이 현장의 번역을 위해 쓴 『대당삼장성교서』와 고종이 쓴 글이 서예가 저수량의 우아한 글씨로 새겨져 있어요. 훗날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은 이 탑에 와서 이름을 적었는데, 이 풍습은 ‘안탑제명(雁塔題名)’으로 기억돼요. 탑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아요. 한 가지 설명은 현장의 『대당서역기』에 나오는 이야기, 곧 인도의 스님들이 하늘에서 기러기가 떨어진 자리에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와 연결 지어요.
시안의 명소대안탑 大雁塔인도에서 가져온 불경을 보관하려고 지은 당대 탑으로, 밤에는 분수 쇼가 열려요.손오공과 진짜 스님
9백 년쯤 지나 현장은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 속 인물이 됐어요. 명나라 때인 1592년에 간행되고 흔히 오승은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서유기』는 삼장법사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과 함께 요괴가 가득한 81가지 시련을 겪으며 인도로 가는 이야기예요. 이건 소설이고, 실제 여행을 둘러싸고 몇백 년 동안 자라난 이야기들 위에 쓰였어요. 걸핏하면 구해 줘야 하는 소설 속 겁 많은 스님은, 사막과 산맥을 거의 혼자 건넌 역사 속 현장과는 전혀 달라요. 현장 자신의 책에는 괴물 대신 거리와 수확, 풍습이 가득해요.
오늘 가 본다면
대안탑은 지금도 시안 남쪽 대자은사 경내에 서 있고, 2014년부터 실크로드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라 있어요. 사원의 뜰을 거닐고, 탑 아래에서 당나라 비석을 찾아보고, 안쪽 계단을 올라 탑 주위로 자라난 도시를 내려다보고, 앞 광장에서 현장의 동상도 찾아보세요. 실용 정보는 대안탑 페이지에 있어요.
이 이야기 속 장소
출처
- Xuanzang (Hsuan-tsang), Internet Encyclopedia of Philosophy (iep.utm.edu)
- Xuanzang’s Record of the Western Regions, Silk Road Seattle, University of Washington (depts.washington.edu)
- Big Wild Goose Pagoda: the surviving glory of the Tang (in Chinese), The Paper (m.thepaper.cn)
- Giant Wild Goose Pagoda: a World Heritage site along the Silk Road, People’s Daily Online (en.people.cn)
- Journey to the West, Research Starters, EBSCO (ebsco.com)
전설은 전설로 소개해요. 역사학자들의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그렇다고 밝혀요.


